주소창에
@gemini 하고 스페이스바
Fin.
내 글을 보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서두에 결론을 쓰고 뒤에는 부연 설명을 이어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플랫폼 기업의 절대적 우위
모두가 플랫폼 기업이 되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플랫폼을 소유하면 모든 앱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안드로이드에서 최고의 앱이었던 플래시 라이트를 들 수 있다. 3억 명이 사용하던 앱이었지만, 결국 휴대폰의 기본 기능이 되면서 해당 회사는 문을 닫았다.
플랫폼 기업의 수장들은 이러한 전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서로의 영향력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진정한 플랫폼 기업이라면 단연코 운영체제(OS)를 만들고 성공시킨 기업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그 좋은 예다.
하드웨어 기술력이 뛰어난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 플랫폼 위에서 제품을 운영하기에 구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자체 OS를 개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물론, 농담이지만 내가 이끌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3D 플랫폼의 가능성
EPIC은 언리얼 엔진을 개발하여 3D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3D 분야의 기초 기술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페이스북(현 메타)는 메타버스를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SK텔레콤의 이프랜드도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메타도 이름을 바꾸고 AI에 올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3D 분야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운영체제의 스케줄러와 자원 할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 분야에서 강의도 했었다. 이후 실시간 RTOS로 넘어갔고, 지금은 임베디드 분야에서 3D 쪽으로 전환하여 3D 파운데이션 모델과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왜 3D인가? 운영체제조차도 결국 3D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IT 기술이 있지만,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빅데이터로 AI 시대가 이미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메타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3D 분야에 열광했던 것이다.
전문성의 희소성
사실 나는 이 분야가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 3D 전문 인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엔진 자체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은 10명 내외이며, 모바일 3D 엔진 제작이 가능한 사람은 나와 파운데이션 엔진 기술을 가르쳐 주신 전 회사 김진수 대표님 정도다.
김진수 대표님은 과학고 출신에 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이자 서울대를 졸업하고 3D 분야 최고 수준의 해외 대학에서 유학한 후 해당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은 분이다. 내가 가트너 그룹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도 사실은 김진수 대표님 덕분이다.
국내에서 이런 인재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내 생각은 이 분야의 기술은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탄탄한 기반을 두고 다른 분야에 대해 비평할 수 있는 이유도 든든한 사용자층이 내 뒤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나친 비판을 자제하는 이유는 OS를 개발하시는 분이 나의 스승이시기 때문이다.
교육과 플랫폼의 방향성
내 스승님은 현재 한적한 곳에서 유유자적 지내고 계신다. 올해 개발자 모임이 제대로 구성되면 내년에는 재야에서 모시고 나올 생각이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들은 “챗봇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단지 내 생각만은 아니다. 이미 대한민국 교육계를 이끄는 분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생각은 누구나 빠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우분투 리더십을 교육계에도 적용하고, 리눅스로 학교 컴퓨터실을 바꾸는 교사들, 우분투의 정신으로 다문화 학생 맞춤형 지원을 하는 교육청 등의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이 옳은 길이라 할지라도, 무언가를 변화시키려면 큰 힘이 필요해 보인다.
기술 주권의 중요성
글로벌 시대라고는 하지만 인류의 지난 수탈의 역사를 보면, 지배당했을 때 겪는 서러움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최근 AI 기업들이 갑자기 요금을 10배 올리고, 딥시크도 API 사용료를 3배 인상한 것이 그 예다. 한컴 오피스 가격 인하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사실 한컴만큼 저렴한 오피스 도구도 드물다. 그나마 국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LG 그램이 한컴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렵다. 삼성 갤럭시가 한컴과 협약해 오피스 도구를 독점 탑재할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구글이 자체 스프레드시트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시 쉽지 않다.
협력과 법적 지원의 필요성
대기업들은 규모만 크지 리콜 사태가 몇 번 발생하면 무너질 수 있다.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바쁘다. 대기업도 한 번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갤럭시 노트7 리콜과 같은 사태로 4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리콜이 반복되고, 특히 안전 문제라면 기업은 빠르게 몰락할 수 있다.
주식 시장에서 기업들이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어려움을 겪었더라도 정면 돌파하며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요즘 브랜딩은 문제를 숨기는 것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시대에서 기회주의적 접근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될 자격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정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그 과정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정치적 요소가 얽히겠지만, 플랫폼 기업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힘을 합치고, 이를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혈연관계가 아닌 대기업 간 합병 시 법인세를 1~2% 낮추거나 상속세를 면제해주는 정책 등이 있을 수 있다.
결론: 대한민국의 잠재력
우리는 작은 나라에서 지금까지 강대국들과 잘 경쟁해 왔다. 이 작은 나라에서 LG, 삼성, 현대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했다. 이제는 세계 제패에 도전해볼 때가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앞서 언급한 재야의 고수들도 밖으로 나올 것이다. 사실, 한국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 이들의 역량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대한민국 기업들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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