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표의 두 유형
기업을 10년 넘게 경험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대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자기가 잘 되려는 대표와 함께 잘 되려는 대표입니다.
함께 잘 되려는 대표가 이끄는 회사는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지만, 한번 성공하면 오래오래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됩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같은 회사들이 그 예시죠. 이런 기업들은 ‘함께 잘 먹고 잘 살자’는 기본 철학이 있습니다.
반면 IT 업계에는 자기 욕심을 먼저 챙기는 대표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종종 회사가 어려울 때는 “우리”를 강조하다가, 회사가 잘 되기 시작하면 “나”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샘 울트먼의 행보
최근 샘 울트먼과 일론 머스크 사이의 갈등이 눈에 띕니다.
머스크 “141조에 OpenAI 팔아라”…울트먼 “14조에 X 사겠다”
이 기사 하나만으로도 둘 사이의 관계와 샘 울트먼의 성향이 어느 정도 드러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기사만으로 ChatGPT가 몰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브랜딩과 실제 기술의 괴리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들처럼, OpenAI도 실제 기술 개발보다 브랜딩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들지도 않은 제품을 마치 자신들의 성과인 것처럼 광고하고, “인류에 기여한다”와 같은 거창한 말로 포장합니다.
이는 마치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하는 “결국 다 기부할 것이다”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현실적으로 기부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지, 돈을 더 벌어야 나중에 기부하겠다는 것은 그저 이미지 메이킹에 불과합니다.
OpenAI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뭔가 잘될 것 같으니 브랜딩에 엄청난 돈을 쓰지만, 정작 제품 자체는 경쟁사들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지 않습니다.
OpenAI의 실제 경쟁력
실제로 OpenAI의 경쟁력은 어떨까요? GPT-4를 출시하고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 Claude(Anthropic): 토큰 수 10만 개로 A4지 약 300장(책 1권)을 프롬프팅할 수 있는 반면, ChatGPT는 그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 DeepSeek(중국): ChatGPT가 가격을 10배 올렸을 때, DeepSeek는 비슷한 수준의 모델을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 Perplexity: OpenAI가 Deep Research를 큰 혁신인 것처럼 내세웠지만, Perplexity는 이미 비슷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검색 능력에서는 ChatGPT가
Perplexity보다 나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는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며, 많은 AI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몰락의 징후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샘 울트먼의 언론 플레이는 곧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GPT-3, GPT-4, 그 이상으로 넘어갈수록 결국 서버 비용 문제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이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기술적 혁신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OpenAI 인수에 나선 것도 이런 상황을 간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머스크는 과장된 주장을 자주 하지만, 인재를 발굴하고 혁신을 현실화하는 능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
세계적 회사의 수장에게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등은 모두 세계 1등 기업을 만들었고, 대부분 다음 세대에게 잘 넘겨준 사람들입니다.
성공한 IT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적시에 중요한 인수합병을 했다는 점입니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은 YouTube나 DeepMind를 직접 만들지 않았지만, 비전을 가지고 인수했고 이제는 이 사업들이 구글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도 인스타그램을 정확한 시점에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LLM 분야에서 OpenAI는 어떤가요? 딱히 대단한 기술적 혁신 없이 연봉만 경쟁사 대비 10배, 100배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소란스러운 AI 브랜딩 경쟁에 끼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조용히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장의 흐름과 향후 전망
샘 울트먼의 선택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자면, 그가 Perplexity의 자금줄을 막으려 하기보다는 과감하게 인수했어야 했습니다. 회사와 제품, 그리고 인재를 한데 모을 수 있는 네임밸류가 있었을 때 행동했어야 했는데, 그 타이밍은 이미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만약 Perplexity와 TikTok이 합치고, 중국 정부 지원 아래 DeepSeek와도 연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AI 전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습니다. 대세가 기울면 아무리 혁신적인 기업도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국내 AI 산업에 대한 시사점
한국에서도 OpenAI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미 OpenAI 엔지니어들과 DeepSeek가 학습 방법을 공개했고, 국내에도 AI 센터가 있습니다.
민간에서 자신 있다면 대기업이 자금을 출자해 센터를 설립하고, 국가 자금을 활용한다면 기존 센터를 강화하여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GPU·데이터 몰아주면 한국에서도 딥시크 10개 나온다” – 한국일보
대안과 혁신의 중요성
어느 중국집에서 자장면이 맛없다고 하면 “네가 만들어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방어적 태도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개발자로서 비판을 받았을 때 “당신이 만들어 보라”고 했지만 망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두 경우의 차이점은 대안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OpenAI도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
샘 울트먼과 OpenAI의 행보는 분명히 AI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기술 혁신보다 브랜딩과 언론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은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AI 기술의 진정한 발전은 한 기업의 독주가 아닌, 다양한 기업들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에서 나올 것입니다. 자유 경제 체제에서 이러한 경쟁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그리고 어떤 기업이 진정한 승자가 될지 지켜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마치 MZ 세대들이 말하는 “팝콘각”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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