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노출도와 보완도의 의미
AI 노출도(AI Exposure)와 AI 보완도(AI Complementarity)는 일자리 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AI 노출도는 개인이나 조직이 AI 기술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AI 보완도는 인간의 능력과 AI 기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호 보완하는지를 측정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힘의 차이
흥미로운 점은 AI가 아닌 기술에도 대체되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의 차이입니다:
식당에서 주문하는 태블릿 시스템의 경우 AI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직원은 대체되었습니다.
반면 회계, 세무, 재무 중 계산 부분도 AI가 필요 없지만, 아직 대체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합니다. 식당에서 주문받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없고, 재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솔루션을 선택할 힘이 있습니다. 의료계 종사자들도 AI 보완도가 높은 직업으로 분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세와 개인의 힘
시스템을 대체하는 회사의 사장도,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도 개인적으로는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대세가 한 번 형성되면 직원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고, 사장은 다른 기업에 뒤처지지 않으려 더욱 기술 도입에 집중하게 됩니다.
AI 영역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수조 원을 투자하는 정책에 대해 AI에게 물어보면 잘못된 투자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세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AI를 맹신하며 자신의 일자리를 스스로 대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로봇과 AI의 현실
어느 날 레스토랑 요리사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건강 이야기를 나눈 후 인공지능 대화로 넘어갔습니다. 그는 자신의 직업도 AI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제 대답은 분명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5억 원이 넘습니다. 그것을 구매하는 것보다 당신을 고용하는 것이 더 이익입니다.” 또한 감가상각, 전력 소모, 안전 문제(주방에 칼이 있는 환경에서 로봇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요리 자동화는 휴머노이드 형태가 아닌 로봇팔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백 텀블링이나 계단에서 뛰어내리는 스턴트맨 같은 일은 극소수이며, 이런 특수 기능을 요리사 로봇에 넣을 이유가 없습니다.
기술적 경험과 현실적 판단
20년 전 학창 시절, 저는 동료들과 함께 큐브를 푸는 로봇을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모터 제어 펌웨어를 담당했고, 이후에는 블랙박스 사고 영상을 재현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수상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하면 궁극적으로는 다재다능한 휴머노이드가 요리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시스템의 가격은 5억 원을 훨씬 넘어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책정하지 않으면 보증 기간 동안 회사는 파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AI 안전성과 책임의 문제
AI 시스템의 안전과 책임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요리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리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자율학습하는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도 책임 소재를 밝히기 어려운 현실에서, AI가 오작동했을 때 회사, 엔지니어, 혹은 기술적 문제 중 누구를 탓할 것인가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
이런 현실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입니다. 저는 최근 성장한 학생에게 “아무도 믿지 마라”라는 메시지가 담긴 비공개 책을 선물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같은 조언을 드립니다.
“아무도 믿지 마세요. 가족도.”
이런 기본 자세를 갖추면 어떤 상황에서도 비판적 사고가 가능하며,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선택이 나름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힘과 개인의 한계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매우 열심히 그런 일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도 실은 힘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지시하는 사람도, 심지어 최고 경영자도 궁극적으로는 힘이 제한적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진정한 힘을 가지고 있을까요? 바로 시스템 자체입니다. 사람이 죽어도, 사장이나 대법원장이 바뀌어도 회사와 사법 시스템은 계속 돌아갑니다. 사람이 만든 추상적 개념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스템을 설계할 때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전문성의 가치
세상에는 수많은 비판자가 있지만, 진정한 가치를 가진 비판은 실제 경험에서 나옵니다. 세계 최초나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들어본 사람, 또는 그런 팀에서 일해 결과를 내본 사람의 말에는 무게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실제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SCH-R900을 개발한 팀 구성원들은 젠슨 황(NVIDIA CEO)이 왜 세계 최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후에도 출근하고, 가족 여행을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하며, 일하다 기절하고,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면서도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AI 시대의 생존 전략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요즘 챗봇 성능이 뛰어나 사람의 일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에 모든 것을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장 힘없는 사람들의 일부터 대체합니다. 이상적으로는 가장 많은 세금이 투입되는 영역부터 효율화해야 사회적 이익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속도를 고려할 때, 결과가 오래 걸리는 작업부터 대체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기존 시스템이 사라질 때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지금 당장은 의사, 변호사, 택시 기사, 배달 기사 등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조 단위의 국가 투자가 이루어질 때는 명확한 방향과 목표,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합니다.”
AI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려면 맹목적인 기술 수용이나 거부보다는, 비판적 사고를 통해 기술의 실제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스템이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 인간이 시스템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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