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 보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나누기’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인간관계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결국 우리는 모두 사람을 나누고 경계선을 그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해지는 ‘나누기’
예전에는 서로 모르는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아도 어색함 없이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낯선 이와의 만남을 꺼리게 되고, 저 역시 사람을 나누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직업, 성별, 취미 등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기준은 “얼마나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가”였습니다. 단순하지만 명료한 기준이죠.
물론 히키코모리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는 만남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주 만나고 싶고, 시간을 내서라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외적인 조건 때문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열정적으로 걸어가며 의롭고 도전적인 삶을 사는 매력적인 이들입니다.
관계의 경계선은 어떻게 그어지는가
모든 관계에는 경계선이 있고, 가장 기본적인 선은 대화의 질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는 심한 욕설을 삼가지만, 인터넷에서는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거친 언어를 주고받습니다.
저는 원래 “사람을 나누면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은 무거웠습니다. 평화를 추구하던 여행자가 살해당한 사건이나 오랫동안 분단된 남북관계를 보며, 세상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리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시간의 제약과 선 긋기
시간이라는 제한 요소도 사람을 나누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내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모든 사람에게 무작정 시간을 쏟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선을 그으며 관계를 조절하게 됩니다.
가끔 선을 넘어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의인들이죠. 하지만 그들조차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행동합니다. “착하게 살아서 피해를 본다”는 말도 결국은 “착하게 사는 것이 내면의 평화를 주기 때문”이라는 선택의 결과입니다.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하다면 모든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결국 우리는 나누기와 선 긋기가 불가피한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자연스럽게 그어지는 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경우 선은 자연스럽게 그어집니다. 이혼 후 자녀와 분리되어 살게 된 친구, 어릴 때 알았던 친구가 병으로 떠나고 그 어머니와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정리된 경우처럼 말입니다.
마흔 중반이 된 지금,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각자의 이유로 타인과의 경계선을 만들어갑니다. 그중에 제가 의도적으로 그은 선은 많지 않습니다. 이용당하고 배신당한 경험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긴 굵은 선들이 있을 뿐입니다.
시간의 가치와 진실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좋은 시계를 사도 시간 자체는 살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은 시간을 잘 쓰기 위해 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그어진 선이 보이고 시간이 절약됩니다.
지금까지 저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헌신했습니다. 돌아보니 선 자체가 없었고 타인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도 결국은 타인이며, 선은 존재합니다.
선 긋기의 현실적 필요성
알코올 중독자에게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근본적 변화는 어렵습니다. 내가 선을 긋지 않으면, 내가 지켜야 할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의 삶과의 교집합에서 얻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제가 그은 선의 위치가 잘못되었길 바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기에, 이미 깊게 그어진 선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제 시간 안에서 케어할 수 없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선을 긋기로 했습니다.
선한 사람들의 경계 없는 삶
언젠가 모든 블랙리스트를 정리할 때가 온다면, 그때는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실행의 시간일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젊은 나이에 큰일을 이룬 것은 그들의 시간보다 조국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정말 선한 사람들에게는 선 긋기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어릴 적 모습이었죠. 선이 없으니 타인의 고통이 곧 자신의 고통이고, 타인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입니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시간, 가치관, 경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을 긋고 그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 선이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 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누기’라는 단순한 주제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다음에는 ‘실패 계획 세우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건강을 챙기고 소소한 행복을 위해 여러 요소들을 잘 나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기반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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