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창작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 “국민이 함께하는 저작권 글 공모전”이나 AI와 인간 작가 간의 소설 쓰기 대결 같은 사례는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능력을 단순 비교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AI의 창작물을 식별하는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nAI가 핑거프린트 기능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국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입니다. 기술 시대에 적절한 기술적 해결책 없이 전통적 권위 구조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아쉬움을 남깁니다.
문학상과 공모전이 갖는 가치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신춘문예, 공쿠르상, 부커상, 노벨문학상 등은 여전히 문학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평가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형석 작곡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 창작물에 대한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AI 창작물을 식별하지 못하는 심사위원이라는 관점, 다른 하나는 AI가 만든 아름다움도 인정할 수 있는 열린 시각입니다. 현재의 공모전은 전자의 관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파고 이후 우리는 이미 AI의 능력을 충분히 실감했습니다. 그러나 사용이 쉽다고 해서 그 배후의 기술적 노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AI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그 가치 판단이 달라집니다. 일부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 다양한 AI 예술 도구를 경험하고 비교하며 전문성을 쌓고 있습니다.
플랫폼에 종속된 삶은 비판적 사고를 제한할 수 있지만, AI는 오히려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대중화된 챗봇은 그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전통의 가치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종이책이 주는 특별한 경험 – 안전한 저장매체, 눈의 피로를 줄이는 디스플레이, 감성을 자극하는 UI/UX, 그리고 마음을 담아 전할 수 있는 매체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다양성과 전통을 존중하되,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플랫폼들이 도태되었듯이 AI를 배제한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명확한 가설을 바탕으로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준비할 때, 비로소 우리는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고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