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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바다에서 부르는 노래

    오늘은, 아니 그제부터 영혼의 실이 하나씩 끊어지는 듯했다. 생각들이 서로를 부르지 못하고, 바람에 흩어지는 꽃잎처럼 뿔뿔이 흩어져간다. 내가 항해하는 이 바다는 너무 넓고, 노는 너무 작아서, 그저 파도에 몸을 맡길 뿐이다.

    씌어지지 못한 편지들처럼, 말해지지 못한 진심들처럼, 나의 언어는 어딘가 반쯤 잠겨 있다. 마치 물속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하늘도 나처럼 무거운 마음을 쏟아내는 것 같다. 일주일 동안 영혼에 빗물이 차오르면,

    이대로는 안 되겠지.

    형식이라는 빈 그릇에 말을 담는다. 힘없음을 인정하는 것—그것이 오히려 가장 진실된 용기가 아닐까.

    별이 된 사람들의 그림자

    누군가는 이렇게 꾸준히 일기를 쓰다 별이 되었을지도.

    이름조차 낯설었던 이들의 부재가 문득 무거운 돌처럼 가슴에 내려앉을 때, 유튜브라는 디지털 기억 속에서 그들을 찾는다. 박지선, 이선균—이제는 별이 된 그들의 웃음소리가 5년, 2년의 시간을 뚫고 나에게 도달한다. 빛이 별에서 지구까지 오는 시간처럼, 그들의 존재는 이미 과거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현재에 머문다.

    힘겨운 날들, 그들이 남긴 작품은 등대처럼 빛난다. 박지선과 그의 어머니—서로를 놓지 않고 함께 떠난 그 사랑의 깊이는 바다보다 깊다. 수업에서 한 번도 졸지 않고, 고려대 사범대에 입학한 그녀. 그토록 빛났던 사람도 보이지 않는 어둠과 싸웠다는 사실이 내 작은 슬픔들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러나 앎이 치유는 아니어서, 슬픔은 여전히 물결처럼 밀려온다. 결국 슬픔을 이기는 것은 또 다른 슬픔, 혹은 익숙함의 무감각뿐일까. 다음 주에도 같은 노래를 부른다면, 나는 나 자신이라는 메아리에 지쳐버릴지도 모른다.

    정지된 시계 속의 움직임

    삶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있다. 꿈속에서 뛰어도 제자리인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어도 배는 조금도 나아가지 않는다.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며, 나는 최선을 다하지만 풍경은 변하지 않는다. 그때, 나는 나 자신을 잠시 분리해본다—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나를 물속에서 바라보듯. 이 두 개의 나는 서로 대화하며, 어쩌면 서로를 위로하거나, 혹은 부정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권태와 나태는 시간이라는 물레방아에 갈려 결국 가루가 될 것이다. 반복은 변화를 낳고, 변화는 새로움을 준비한다. 내일의 나는 오늘과 같은 글을 쓰지 않으리라—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약속이다.

    별이 된 영혼들이 더 이상 이 지구에 없다는 쓸쓸함과 끝없이 새어나가는 의미 없는 단어들의 행렬과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이 영혼의 배고픔이

    다음 보름달이 뜰 때는 안개처럼 사라지길 바라며. 또 다른 나는 내일 아침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길 바라며.

    눈물이 강물처럼 흐르려 해도 둑을 쌓고, 다른 이들의 등불이 되는 이들에게 그림자가 되지 않도록. 그렇게 또 하나의 태양이 지고, 또 하나의 별이 뜬다.

    창조의 기쁨

    제품은 마법과도 같다. 밤새 정성들여 직조한 언어의 천이 단 하나의 메뉴 버튼으로 변하는 마법. Google Drive 속에서 간단히 손짓 하나로 불러낼 수 있는 나의 생각들. 궁금한 이들에게 설명해주는 순간의 작은 기쁨. 필요가 창조를, 창조가 또 다른 필요를 낳아 Google Drive 메뉴가 태어났다.

    앱 개발자들, 풀스택 개발자들이 AI의 바다에서 노를 젓기 시작했다. 오픈소스의 물결을 타고, 함께 항해할 동료들을 다음 달에는 제대로 모집해볼까 한다.

    원칙과 가슴 사이의 균열

    외국인들이 잠시 방문해 한 달 건보료만 내고 수술받는 현실을 비판해왔는데, 이제 정책이 바뀌어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이 변화로 내 친인척이 직접 타격을 입어 연락이 왔을 때, 죄책감이 스며들었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 살며 한국의 제도를 지지했을 뿐… 정책은 한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지 않는다는 변명과 함께, 칠월 가을의 이른 서리 같은 대답을 건넸다.

    디지털 우주의 별자리들

    파일 형식의 우주는 무한하다. FileInfo.com은 그 별자리들을 정리해놓은 천문도와 같다.

    그리고 AI의 새 지평, ‘확산’ 방식 언어모델 DLM이 등장했다. LLM보다 10배 빠르고 10배 저렴하다니, 언어의 우주도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Stefano Ermon 교수의 트윗 속에서 미래의 별빛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