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LLM) 쪽은 잘 모르겠다. 제프리 힌튼 교수도 튜링상도 받았지만,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LLM 개발자들은 사실상 이론 수학에 더 가깝고, 과학자에 더 가깝기 때문에 개발자라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예전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분류되어 애널리스트나 엔지니어와 구분이 되었는데 요즘엔 차라리 LLM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자라고 하는 편이 낫다. 그런데 여기서 또 용어가 모호해진다.
내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LLM 파운데이션 개발자는 개발툴을 쓰기는 하지만 수학, 통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과학자
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럼 과학자를 제외한 개발자 중에 인공지능으로 제품을 만들 때 모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누가 될까? 나는 C++ 개발자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단에서 하드웨어 제어단으로 갈 수 있는 건 C와 하스켈 정도고 C++은 이를 아우르는 컴파일러다. 그리고 다른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초 코드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하드웨어의 한계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단순히 시간(CPU), 공간(memory)만 보는 게 아니라 세세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메모리를 직접 관리하는 C++ 개발자만이 가능하다(물론, objective-c나 llvm, gcc 등 다 포함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지금 개발을 하던, 앞으로 개발을 하던 대한민국에서 3명을 꼽으라고 하면, 홍정모, 김성엽, 옥찬호 프로그래머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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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HongLab
프로그래밍 가르치며 조용히 살고있는 전직 컴공교수, 전직 인스타그램 엔지니어
https://blog.naver.com/tipsware
(주)팁스웨어 대표, Microsoft MVP(13년차), Do it! C언어입문의 저자
재야에 수많은 고수들이 있겠지만, 진짜 개발을 하면서도 해당 분야에 꾸준하게 교육 활동을 펼쳐온 사람이라고 하면 이 3명이 되겠다. 4등은 바로 당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 용어를 명확화 하기 위해 과학자라는 것의 경계선을 정해 나누고.
또 3인을 꼽으면서 이 사람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면 대한민국에서 프로그래머 하려고 할 때 길을 잃지 않으리라는 것을 장담할 수 있다.
흑백 요리사 보면, 각자 담당 요리가 있지만. 각자 다른 요리도 잘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본디 한 분야의 대가는 다른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는 통하는 법이다.
자바의 창시자 제임스 고슬링이 어제 링크드인에
AI makes you stupider. It’s official-ish. Duh.
라고 했다. 이 글을 보고 난 생각 했다. 아… 챗봇이 정말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왔구나. 대체되지 않는 개발자가 되려면 학교에서의 탄탄한 기초 이론이 더욱 빛을 발하겠구나. 생각했다. 컴퓨터 공학, 컴퓨터 과학, 컴퓨터 교육, 데이터 과학, 정보통신, 정보보안,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학과 등은 더욱더 중요해지겠구나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컴퓨터 기초 자격증이 더 중요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사람 뽑는 위치에 있는 C-level 인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롬프트야 어느 순간에 모두 공유가 되고 사용법은 이미 수많은 유튜버들이 자랑에 여념 없다. 누군가는 또 그걸 통합해서 정리해 줄 것이고 그 지식의 가치는 0에 수렴하게 된다. 나 역시 여기서 열심히 알려주고 있으니.
누군가는 프롬프트를 입력하지만 할루시네이션 때문에 사람이 꼭 검증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 IT를 관장하는 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며, 산하 기관 중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다. 이름 그대로
기획과 평가
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IT 개발자를 꿰뚫는 단어로 오래전부터 사실 변함없었다. 2014년 최문기 장관시절 만들어진 기관이고, 2018년 부산대 수학과 출신 유영민 장관이 과기부 수장이던 시절 석제범 원장이 이름을 바꿨다.
https://zdnet.co.kr/view/?no=20200618093743
석제범 IITP 원장 “세계최고 수준 AI기술 3개 이상 확보”
미래를 미리 내다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IT 가 그나마 어느 정도 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획가 평가가 중요한 세상이다. 프롬프트와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검증이 중요한 세상이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체하겠지만, 사실 아직은 인공지능 의사에게 진단, 처방받는 것보다 사람 의사에게 처방받는 게 더 좋지 않은가?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 살아생전에는 아마 인공지능을 쓰는 의사에게 처방, 수술을 받지 인공지능 자체에게 처방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프리힌튼 교수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바꾸는 미래를 생각하기에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는 우려를 표한다. 지금도 스스로 학습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윤리를 지키리라는 평가는 결국 우리 사람이 해서 도와줘야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어느 순간에 skynet이 가동될지 모르는 일이다.
자, 이것저것 더 깊게 사색해 볼 수 있는 생각들을 이렇게 적어둔다. 프로그래머란 용어는 IT개발과 챗봇 과학을 둘 다 잘하는 사람이 나왔을 때 붙여보고 싶다. 과학은 난제를 증명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많이 알고(즉, reading이 가능하고) 개발은 writing이 가능한 수준 정도로 보고 있다.
한국에 수많은 프로그래머가 나오길 바란다. 그 프로그래머들이 기계 장비와 연결되고 생산시설, 식량 문제 해결 등에 연결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바로 그때 제대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우린 사실 굶어 죽으면 죽었지 누굴 침략하거나 강제로 뺏거나 하는 민족은 아니었고, 우수한 머리로 세상을 헤쳐 나온 민족이기 때문이다.(물론, 그런 시각으로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