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드센스와 광고의 세계
오늘 구글 애드센스 관리 페이지에서 보류 중인 광고 400여 개를 검토했습니다. 주로 대출 광고와 선정적인 콘텐츠 광고가 대부분이었는데, 처음에는 하나하나 살펴보다가 나중에는 사이트 주소만 보고 차단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선정적인 광고는 주로 만화 업체에서, 대출 광고는 국내 유명 은행의 상품이더군요. 구글 애드센스의 타겟팅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서 많은 광고주들이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애드센스 계정을 만든 지 약 10년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3D 광고를 전공한다며 대학원에 지원해 합격했을 정도로 광고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다지 깊이 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궁극의 광고는 애플의 광고 전략입니다.
애플은 굳이 광고를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1년마다 열리는 WWDC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면 수많은 개인 미디어와 뉴스 매체가 자발적으로 홍보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은 자체 사이트를 통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관리만 잘하면 됩니다. 이런 점에서 애플의 광고는 마치 세금을 줄이기 위한 비용 지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합니다.
직거래 플랫폼의 가능성
전자상거래의 세계에서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려는 시도는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런 중간 단계를 거치면서 얻는 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 국가: 세금 처리의 투명성
- 소비자: 반품 및 A/S 편의성
- 판매자: 통계 데이터, 쇼핑몰 구축 비용 절감, 배송/고객 응대/반품/A/S 등의 서비스
그러나 유통 단계를 줄이고 직접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칸투칸과 같은 브랜드는 모든 제작비를 공개하는 직제조 패션 유통 모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투명한 회사의 제품보다 회사가 어려움을 겪거나 망해서 나오는 제품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텀블벅, 카카오 메이커스, idus와 같은 플랫폼은 판매자가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제공합니다. 대량 생산의 가격 이점은 없지만, 독특하고 창의적인 제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동구매와 직접 연결 플랫폼의 구상
같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모아 공동 구매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중고나라도 공동구매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는데, 이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고, 공동구매에서 신뢰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저는 공급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상했습니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판매자가 자신의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한 번만 등록하고, 이후에는 상품 사진과 가격, 수량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업자 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가 이루어지고, 세금 처리까지 자동화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금 처리 관련 업무는 자동화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 분야에 종사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일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동화로 대체되는 직업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약한 직종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급자족과 공동체의 한계
개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다른 방안으로 가정에서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방법도 고려해 봤습니다. 그러나 도시 환경에서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식물을 키워도 투입 비용 대비 산출물이 적고, 육류 생산은 더욱 어렵습니다. 극단적으로는 곤충이 효율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런 고민은 결국 완전한 개인의 자립보다는 적정 규모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가족 관계에서도 갈등이 생기는 현실에서, 낯선 사람들과 평등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고의 확장은 결국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합니다.
마치며: 기술과 사회의 균형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사회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존재합니다. 중개자 없는 직거래 플랫폼, 완전 자동화된 세금 처리 시스템, 개인의 완전한 자급자족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사회경제적 구조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민과 아이디어는 우리 사회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한 상상과 실험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젠가는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들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계속해서 상상하고, 실험하고, 도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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