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극단적 부의 현실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635조원에 달한다. 이를 한국 대기업 직장인 평균 연봉 7천만원과 비교하면, 그 혼자서 약 907만 명의 대기업 직장인이 평생 벌 수 있는 돈을 소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 전체 대기업 직장인들이 1년간 받는 연봉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이런 극단적인 부의 집중을 보면서, 우리는 돈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0대 중반, 돈을 벌고 싶다고 했을 뿐인데
최근 원하는 대로 살다가 40대 중반이 되어 “돈을 벌고 싶다”고 하니 별의별 조언을 받는다. 내가 돈을 최고로 많이 벌고 싶다고 했지, 돈 벌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싶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제도 고민하는 청춘들의 다양한 상담을 들어주었는데, 대부분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주변 관계도 틀어지고, 본인이 처음 원했던 꿈도 깨어지고, 지금 이미 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마저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고민을 들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돈을 기준으로 사람을 나누는 사고의 함정
도파민이 대세인 요즘 세상에서는 극단적인 비교를 해야 지루하지 않고 확실한 전달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돈이 사람을 나누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말하고 싶다.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그렇다면, 당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기름왕국 왕자나 일론 머스크의 인생에 비해 평생 실패한 것이며, 다른 모든 올림픽 선수나 스포츠 선수도 마찬가지로 실패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이미 한국에 퍼진 가짜 명언에도 담겨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친다”는 앤디 워홀이 했다는 말은 사실 구라다. 앤디 워홀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거짓말이 널리 유행하고 퍼진 것은 이 말에 담긴 씁쓸한 현실 인식 때문일 것이다.
돈에 대한 새로운 관점: 결정권의 크기
나는 돈에 대한 시각이 좀 다르다. 돈은 결정권의 크기다. 돈이 많으면, 큰 결정을 할 수 있다.
국가는 1년에 600조를 쓴다. 어찌 보면 일론 머스크가 국가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단, 1년이다. 국가 예산은 정말 ‘쓰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으로 다 밀어넣었을 때 1년 뒤면 깡통이 되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지휘자인 것처럼, 그런 지휘자가 이사 간다고 수백억을 써버리면 600조를 운용하는 구성원들도 딱히 돈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
한국에서 최고 부자가 된다는 것은 한국에서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진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대통령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통령은 입법/사법 시스템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데 반해, 경제적 부자는 경제 분야에 한정되어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면, 부자가 되는 길은 좀 더 구체적이 된다.
큰 결정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쇼맨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를 대중화하고, 환경과 우주 산업에 뛰어든 것은 사실 우리 인류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었다. 친환경, 인공지능에 그 누구보다 빨리 뛰어들었고, 과감한 투자와 행보를 보여줬다. 그리고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
만약 그가 갑자기 “호빠나 사창가가 돈이 되니까 그쪽으로 투자하겠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돈이 해당 섹터로 투자되겠지만, 그를 옹호하며 마치 자기가 그 사람인 양 포지셔닝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나라의 방향성과 개인의 꿈
고민 상담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느 정치인이 달래줄 것인가?
한 사람이 다른 수많은 사람보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많은 것의 장점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입법과 행정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나오면 어느 한 방향으로 갈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지금 그것이 필요하다.
내가 부자를 꿈꾸더라도 소말리아 대통령이나 부자를 꿈꾸는 것이 아니다. 그런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베이스가 되는 나라에서의 부자를 꿈꾼다.
결론: 돈 그 이상의 가치
결국 돈은 수단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수단 말이다. 돈 자체가 목적이 되어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큰 부를 가진다는 것은 큰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가 진짜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결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내가 원했던 부를 이루는 순간에 내 시간은 거의 끝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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