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경험에서 얻은 핵심 인사이트
소프트웨어 개발 실무에서 30년간 쌓은 경험을 통해 깨달은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설계 단계에서의 요구사항 분석과 개발 단계에서의 내부 배포 및 검증이다. 이는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에서 배운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며,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방법론이기도 하다.
개인 프로젝트를 통한 검증 방식
개인적으로 개발한 솔루션들을 직접 사용하며 검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공개한 AI 공부 로드맵의 경우 데스크톱에서는 문제없었지만 모바일에서 좌측 메뉴가 화면을 가리는 문제를 발견하고 햄버거 버튼으로 개선했다. 이처럼 직접 사용하며 발견한 문제를 즉시 수정하는 것이 나만의 검증 프로세스다.
대기업에서의 검증 시스템 경험
삼성에서 경험한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은 인상적이었다. 랩엔트리부터 유저테스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검증, 에이징, SE, 출하품질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쳤고, 검증팀이 개발팀보다 상위 기관처럼 느껴질 정도의 조직 구조였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 검증팀은 전문 검증인이 되거나 창업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선택을 했던 반면, 개발팀은 주야장천 개발에만 매달렸다. 이로 인해 경영진은 기술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기술적 한계를 넘어선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개인 기획자로의 전환 계기
어느 날 거울 속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효과 없는 전략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기획하기로 결심했다. 내부 배포와 검증을 거쳐 지인들에게 배포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할 사람들을 늘려가고 있다. 수많은 뉴스와 SNS 의견들 중에서 좋은 것은 제품에 반영하고 나쁜 것은 배제하며, 제품과 자신만 남기고 주변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
다양한 개발 의뢰와 기술 트렌드 대응
코인, 메타버스, 인공지능 개발 의뢰가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수익성이 낮은 컨설팅이나 기술 설계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런 의뢰들을 통해 시대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고, 하드웨어 제약이나 의료 도메인 지식이 필요한 영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IT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지속적인 학습에 대한 의지
현재 6개월간 1,800만 원 상당의 인공지능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완주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어 이제야 공개한다. 오프라인 강의에서 만나는 전문가 강사를 통해 그동안의 모든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
30년간 개발자로 실무를 했지만 매일이 공부의 연속이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심어준 아버지의 가르침은 결국 ‘꾸준한 공부’ 하나로 귀결되었다. 이 깨달음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앞으로도 백발이 될 때까지 이런 패턴을 유지할 것 같다.
컴퓨터와 함께한 30년의 양면성
30년 넘게 컴퓨터를 다루며 느낀 최대 장점과 단점은 동일하다. 바로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것이다. 사회 현상을 예측하고 사색할 수 있고, 시간이 빨리 가기 때문에 예측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시간이 빨리 가면서 치유된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진 요즘 자주 눈물이 나며, 그 안에는 아쉬움과 분함이 섞여 있다.
개발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미래 전망
현재 사회는 개발자를 일회용품처럼 여기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전문직이 특정 시점에만 필요한 직업이 아닐까?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서 굳이 사람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4시간 일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데 말이다. 그 첫 시작이 24시간 돌아가며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유지되는 코인판이다.
개인적 성찰과 미래 목표
아내는 정시에 시작해서 정시에 끝나며 나머지 시간은 문화, 예술, 드라마를 즐기는 삶을 산다. 이를 보며 내 삶이 맞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오히려 틀린 것에 가깝고, 100%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지난날에 대한 알량한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즐겁다. 다른 분야보다 희망적인 것은 정말 세상을 바꾸어 왔다는 점이다. 4G LTE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함께 이루어낸 그 기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속에 남아 있다.
기획, 경영, 회계, 재무의 어려움을 잘 아는 포지션에 있기에 큰 욕심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는 있고, 그 길을 걷다 결국 죽을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 지도를 남겨주는 것이 내가 할 일임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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