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버블 속에서 길을 잃다

새로운 포스트를 올린 지 몇 분 만에 이전 글을 다시 수정해야 했다. 글을 쓰다가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다. 평소 항상 켜두는 개발 서버는 있지만, 글쓰기용 노트북을 이렇게 오래 켜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삭제할까 고민하다가 처음 약속했던 솔직한 이야기 대신, AI 프롬프트로 먼저 작성해서 올려버렸다.

그렇다. 슬럼프다. 이 슬럼프의 원인은 필터 버블에 있었다.

알고리즘이 만든 정보의 벽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료 개발자들과의 소통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알고리즘의 특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소 2개 이상의 계정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자주 쓰는 개발 관련 계정만 7개 정도 된다. 각 계정은 서로 다른 알고리즘에 노출되어 다양한 정보를 접한다.

그러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정말 하나의 정보 섹션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적 견해의 차이와 소통의 어려움이 이런 정보의 차이와 편향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해외 원격근무 기회가 왔다. 실리콘밸리의 지인이 한국까지 와서 설득했지만, 몇 달을 고민해도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주변에서는 모두 그런 기회를 잡고 싶어 했다.

내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유도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었는데, 정작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소통의 어려움

그러다 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해 사색을 시작했고, 결국 필터 버블로 인해 서로 다른 정보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독자에게 하소연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람은 약할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데 기댈 곳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글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게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다

결국 모든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몇 년간 개인 프로젝트에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의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감정으로 바뀔 것이다.

살아보니 기술도, 트렌드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었다. 경험을 쌓으며 배운 건 이것 하나인 것 같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기술 업계에서 겪는 정보 격차와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단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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