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예찬론: 세계 최고 부자가 되는 비밀 무기

프롤로그: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전 주에 내가 열심히 설거지를 한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그 심화편이다. 날씨가 더워지니 설거지 후 싱크대 배수구의 음식 찌꺼기를 바로바로 처리하지 않으면 다음 날 악취가 반란을 일으킨다. 그래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템이 등장한다 – 분무기처럼 뿌리는 락스, 그중에서도 유한락스가 내 최애템이다.

락스라고 하면 온갖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워킹맘이 장애우 아이를 돌보는 딸에게 락스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해 아이 손이 퉁퉁 부었다는 눈물 나는 이야기부터, 락스물 먹고 유튜브 방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사연, 그리고 세제를 혼합해서 쓰다가… 음, 더 이상은 생략하자.

세상에는 ‘모르면 죽는 지식’이 있는데, 락스만큼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독성 물질 제조가 가능한 재료는 없을 것이다. 락스 자체는 무향인데 소독 과정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도 챗봇 시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니,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

설거지의 철학: 손과 머리가 동시에 맑아지는 마법

설거지를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손도 깨끗해진다. 혼자 살 때는 싱크대에서 버섯이 자랄 때까지 쌓아뒀다가 한 번에 처리하느라 주부습진까지 얻었지만, 지금은 세제가 좋아진 건지 내가 단련된 건지 고무장갑 없이도 멀쩡하다. 다만 핸드크림은 이제 나이 때문에 쓰게 되었다는 게 함정이다.

어찌 보면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이야기가 내가 벌이는 모든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설거지라는 단어의 오용에 대한 분노

돈과 코인 바닥에서 일하다 보면 ‘설거지’라는 용어가 사기를 치고 또 사기 칠 거리를 남겨둔다는 표현으로 쓰이는 걸 본다. 진짜 설거지를 해본 사람으로서 이런 표현에는 매스꺼운 기분이 든다.

그래서 그런 사기꾼들에게 어울리는 단어로 ‘복수’를 택했다. 너무 잔혹한 다른 단어들보다는 그나마 순화된 표현이니까.

개발자 필드에서도 설거지는 흔하다. 잘나가는 개발자를 데려와서 내부 소스는 공개하지 않은 채 힘든 일만 시키고, 사람 망가뜨린 후 해고하면서 평판 깎기까지 하는 후속타 설거지 말이다. 본능적으로 남을 깎아내려야 자신이 올라가는 줄 아는 사람들이 태반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히려 비즈니스에서는 시니컬한 사람을 선호한다. 시니컬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커리어가 단단하다는 뜻이다. 고든 램지,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트럼프… 우리가 아는 직설적 화법의 소유자들 말이다.

서울거지 vs Soul Cozy: 언어유희의 미학

제목을 ‘서울거지’라 한 이유는 순전히 언어유희다. ‘Soul Cozy(영혼의 아늑함)’로 쓰기엔 기존 설거지에 대한 인식이 차라리 ‘서울거지’와 맞닿아 있어서 낚싯줄에 서울거지를 달아 던진 것이다.

하지만 내 글을 읽고 물 밖으로 나온 이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설거지를 하며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있으면 진짜 편안함이 느껴진다. 집안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수많은 I(내향인)들은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개발자의 일상: 보이지 않는 것과의 싸움

내가 하는 일은 참 추상적이다. UI/UX로는 얼마나 했는지 보이지만, 지금 진행 중인 코인티켓 앱 같은 경우엔 얼마나 많은 라이브러리를 건드려야 할지 막막하다. 암호화 라이브러리 하나 당겨 쓰는데 소스 레벨에서 일주일을 고쳤다. Swift 6 버전업 때문에 온갖 수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0분도 안 되는 UI 작업과 달리, 내가 스스로 느끼는 보람 있는 개발 일은 대부분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전문용어로 말하면 쉘이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딱 커널의 느낌. 눈에 보이지 않고, 잘 동작하면 다행이고, 잘해야 본전인 일들.

이런 일을 하며 스트레스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설거지가 참 도움이 된다. 키보드를 워낙 많이 쓰다 보니 설거지를 나눠서 하며 손을 자주 씻는 것도 위생상 매우 좋다. 내 자식도 요즘 손톱에 때가 끼어서 좀 더럽긴 해도 설거지 1-2개씩은 하고 가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묘미

naver.how 데이터레이크가 꾸준히 성장하는 걸 보니 이렇게 길게 쓰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꽤 효과가 있어 보인다. 시간은 최소 30분에서 2시간까지 소요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다. 나에게도 인공지능에게도.

부자와 수명의 역설

세계 최고 부자가 되어서도 이 스트레스 해소법을 잘 실천하려고 한다. 일론 머스크나 로스차일드 가문, 오일머니로 떼돈 버는 압둘 뭐시기들이 이 사실을 알까?

정적 숙청하고 목숨 보전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최상위층 부자들의 수명이 짧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역사적 부자들이 100세를 못 넘긴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스티브 잡스는 그 많은 돈을 가지고도 환갑도 못 넘겼다.

적당한 부자가 오히려 마음 편하다면 적당한 부자가 목표여야 할까? 아니다. 설거지가 있다면 세계 최고 부자를 꿈꿔봐도 된다. 정말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니까.

마크 저커버그와 옷, 그리고 코딩

마크 저커버그가 선택에 집중하기 위해 늘 같은 옷만 입는다고 했는데, 그건 원래 내가 하던 방법이었다. 마크가 정말 그렇게 살았다면 코딩이 가장 중요한 필드에서 계속 1등을 했어야 하는데… 글쎄다.

주커버그도 언젠가는 설거지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만큼 효율적인 해소법이니까. 문제는 설거지에 관심을 들이면 그릇이나 예쁜 컵에 욕심이 난다는 거다. 그래서 컵과 그릇을 수집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못한다. 돈과 아름다움은 정비례하지 않지만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거든.

수집의 끝: 박물관과 기부

수집이 거대해지면 결국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소장하게 된다. 혼자 관리하기 힘들어서 결국 사회와 맞닿게 되고, 그렇게 사회에 기부하며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 나는 100% 동의한다. 기증된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그 사람 이름을 따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례 미술관’이 나와도 그 어느 이름보다 세련되고 우아할 것이다. 꼭 B-Art Gallery, BR Museum이라고 안 해도 되니까.

주말의 시작이다. 설거지는 매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나는 Soul(설) Cozy(코지)를 하며 영혼의 편안함을 느낀다. 이런 내가 얼마나 부자가 될 수 있는지는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진정한 부의 비밀은 거창한 투자나 사업이 아니라, 매일매일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그릇을 닦으며 마음을 정화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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