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에 대한 총정리

미필적 고의의 개념

미필적 고의(未必的故意)란 자기의 행위로 인해 범죄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결과의 발생을 용인(容認)하는 심리상태를 의미합니다[1]. 이는 행위자가 범죄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원하지는 않았지만, 범죄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러한 행위를 감행하는 경우의 고의를 말합니다[1][2].

일반적으로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누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1][3]. 미필적 고의는 고의의 지적·의지적 요소가 가장 약화된 형태의 고의로, 확정적 고의와 과실의 중간 단계에 위치합니다[2][4].

미필적 고의의 성립 요건

판례에 따르면 미필적 고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5][6]:

1. 결과 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범죄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는 확실한 예견은 아니더라도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는 정도의 인식을 의미합니다[5][6].

2.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단순히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감수하거나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5][6]. 이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2].

인식 있는 과실과의 구별

미필적 고의와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개념이 인식 있는 과실입니다. 두 개념 모두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핵심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7]:

  • 미필적 고의: “타죽어도 할 수 없다” –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태도
  • 인식 있는 과실: “타죽지는 않을 것이다” – 결과 발생을 부정하고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태도

예를 들어, 인화물질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 미필적 고의: “불이 나도 좋다”고 생각하며 담배를 피우는 경우
  • 인식 있는 과실: “조심히 담배만 피우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피우는 경우[8]

판례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합니다[2]:

행위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2].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 대표적 사례

1. 주교사 사건 (대법원 82도2024)

피해자를 아파트로 유인하여 손목과 발목을 묶고 얼굴에 모포를 씌워 감금한 후, 피해자가 탈진 상태에 이르러 그대로 두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1][9].

2. 폭행 사건 (대법원 93도3612)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피해자의 머리와 몸을 마구 때리고 낫으로 팔과 다리를 난자한 경우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9].

3. 사기 사건 (대법원 83도692)

경영하던 기업이 도산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대금지급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물품을 납품받은 경우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1][9].

미필적 고의가 부정된 사례

1. 대구지하철화재 사건 (대법원 2004도74)

화재 사고 현장 수습을 위한 청소작업 중 유족들의 이의제기가 있었음에도 즉각 중단하지 않았다고 하여 증거인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10][9].

2. 목사 명예훼손 사건 (대법원 85도588)

새로 부임한 목사가 전임 목사에 관한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교회 집사들에게 물어본 경우 명예훼손의 미필적 고의를 부정했습니다[10][9].

3. 무면허운전 사건 (대법원 2004도6480)

운전면허증에 경고 문구가 있다는 점만으로 면허 취소 사실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1][9].

법적 의미와 중요성

미필적 고의는 고의의 범주에 포함되므로 과실과는 법적 취급이 크게 다릅니다[4]. 예를 들어:

  • 살인죄 (고의): 사형, 무기징역, 5년 이상 25년 이하의 징역
  • 과실치사죄 (과실): 1월 이상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같은 죽음이라는 결과라도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형량에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4]. 이처럼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는 범죄의 성립과 형량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3].

이론적 배경과 학설

형법학에서는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4]:

  • 가능성설: 결과발생의 구체적 가능성 인식 여부에 따라 구별
  • 개연성설: 결과발생의 고도의 가능성(개연성) 인식 여부에 따라 구별
  • 용인설: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여부에 따라 구별
  • 위험설: 위험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따라 구별

우리나라 판례는 이 중에서 용인설을 채택하여 ‘내심의 의사’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11][4].

미필적 고의는 현대 형법에서 고의범 처벌의 범위를 확장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실무에서 범죄의 성립과 형량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1] 미필적 고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B%AF%B8%ED%95%84%EC%A0%81_%EA%B3%A0%EC%9D%98
[2] 미필적고의 인정될까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startlrah/222889621462
[3] 미필적 고의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TuYWi4c2p44
[4] ‘김경수의 법률톡톡’ ‘어디서 많이 듣던’ 미필적 고의란? –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1811290930001
[5] 사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판례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102733
[6] 관세법위반 – 판례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100627
[7]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 도대체 뭐가 다른 거야? – Naver Blog https://blog.naver.com/hpros/220061054334
[8] [조기현 변호사의 로플릭스] 미필적 고의와 확정적 고의 – 투데이신문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025
[9] 미필적 고의의 의미와 판례가 인정한 사례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criminalhunmin/223632392502?recommendCode=2&recommendTrackingCode=2
[10] 미필적고의 가 인정되는 경우 vs 부정되는 경우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nbomlaw/223050381017
[11] 형법총론11, 고의, 고의의 인식대상, 미필적 고의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bds6546?Redirect=Log&logNo=221149519901
[12] 미필적 고의란 무엇일까? –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rhodeslaw/9
[13] ‘미필적 고의’의 의미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yeoamlaw/222896401283
[14] [오늘의 법률용어] 미필적 고의 http://www.k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
[15] “저 모르고 그랬는데요?” 미필적 고의, 범죄일까?ㅣ미필적 고의와 … https://www.youtube.com/watch?v=fHIy-GjW0k8
[16] [PDF] 미필적 고의에 관한 연구 – S-Space https://s-space.snu.ac.kr/bitstream/10371/141876/1/000000150719.pdf
[17] [심규철 칼럼] 사례로 본 미필적고의 – 군포시민신문 https://www.mediagunpo.co.kr/5002
[18] 미필적 고의로 5년형 형법과 판례 판단 기준 – 더시사법률 https://www.tsisalaw.com/news/article.html?no=23142
[19] 미필적 고의외 인식있는 과실의 구별 – Naver Blog https://blog.naver.com/kjk2484/20209620614
[20] 미필적 고의에 관한 연구-살인죄를 중심으로 – S-Space – 서울대학교 https://s-space.snu.ac.kr/handle/10371/141876?mode=full
[21] 당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가 문제된 사건 … https://www.scourt.go.kr/portal/news/NewsViewAction.work?pageIndex=2&searchWord=&searchOption=&seqnum=10054&gubun=4&type=5
[22] 미필적 고의 도대체 이것이 무슨 말인가요? 알아봅시다. – Naver Blog https://blog.naver.com/hogatae/220561957904
[23] 형법상 범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비교 연구 – DBpia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8794892
[24] 당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미필적 고의’ 의미와 판단 기준 – 법률신문 https://www.lawtimes.co.kr/news/202313
[25] 고의와 미필적 고의, 과실 https://edu.dokdok.co/post-5/1678688952364×487523755458822140
[26] 아동학대 사건으로 본 인식 있는 과실과 미필적 고의의 구별 https://blog.naver.com/hyun_lawyer/223050255581
[27] 인식있는 과실과 미필적고의 – 대구신문 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4623
[28] 강도살인 – 판례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106150
[29] 미필적 고의란 무엇일까? | moj http://cms.azoomma.com/moj/?s=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