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제목으로 삼았다.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나는 그의 뛰어난 업무 능력과 경제에 대한 사명감 때문에 그를 선택했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물론 책 몇 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모두 보여주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구원받은 그의 역경을 보면서 앞으로 그가 어떤 정치를 펼칠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사람을 믿고 맡기는 과정에서 실패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내 생각대로 가감 없이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적어도 그 사람을 알고 비판하자는 뜻에서 이 책을 읽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손에 잡고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린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김문수와 이재명, 두 사람 모두 노동자의 삶을 직접 경험했고, 그래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사람은 한 길로 진정성을 보였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비루한가? 다른 사람보다 빛나기 때문에 많은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다.
반짝이는 지지든 꾸준한 지지든 받는 방법은 알지만, 목적이 돈이라면 참 불순하다. 돈이 목적인 사람이 쓰레기라는 건 치열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통해 더 잘 알고 있다. 법인세 감면으로 기부하면서 착한 척하지 말고, 본인 재단에 기부하면서 대단한 척하지 말자. 일감 몰아주기 하면서 깨끗한 척하지 말고, 가족과 친인척에게 돈 돌려먹기 하면서 봉사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정치인들의 선거철 서민 코스프레,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마케팅, 인플루언서들의 사회적 이슈 편승 등 모두 비슷한 짓이다. 그렇게 번 돈이 부끄러워 몰래 기부하는 사람도 봤지만, 40년 넘게 살면서 딱 한 명뿐이었다. 꼭 모르는 타인을 도울 필요는 없다. 아는 사람을 돕는 것도 봉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끼리만 뭉치면 경쟁력이 떨어져 온갖 비리가 발생한다.
이재명에게도 욕심이 있을까? 당연히 있을 것이다. 이제 그는 어떤 차를 타도 페라리나 부가티보다 멋진 차가 되고, 어떤 시계를 차도 파텍필립이나 브레게보다 나은 시계가 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대한민국에 딱 하나밖에 없고, 잘하든 못하든 역사에 기록되는, 5년간 딱 한 명만 될 수 있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면 정말 엄청난 욕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탈조차 사치였던 삶을 살아온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도 본인이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잘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이재명의 욕심은 우리 모두의 욕심이 되었다. 이를 야욕이라고 표현하든, 중장기 계획이나 로드맵, 목표, KPI 등으로 표현하든 상관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주도의 여러 정책에 대해 함께 비판해야 한다. 그래야 욕심이 개인 욕심으로 변질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은 자살을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약사가 살렸다. 그 약사는 명의이자 동시에 “사기꾼”이었다. 하지만 큰 어른이 아이를 살리고자 했던 “사기”는 이제 다른 용어로 불러야 한다. 사기는 돈이 얽혔을 때만 “사기”라고 불러야 한다.
어찌 보면 이재명의 가난하고 힘든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 그 자리에 올랐다. 우리는 장애인 대통령을 갖게 되었고, 그가 하는 정책을 한 번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든 옳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세상이 많이 힘들어진 만큼 너무 유순하게만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 줬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지지하든 하지 않든, 일과 관련해서는 신나게 비판하면 좋겠다. 단, 방향이 정해진 이후에는 한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나는 비록 그런 길을 걷지는 못하지만, 내 자리에서 멋진 사람들을 동경하며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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