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과 인간,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성찰

사업을 이끄는 사람이 확장을 선택하면 사업이 성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축소된다. 결국 모든 것은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다.

1과 0으로 나뉘는 인간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그러나 특정 기준으로 보면 1 혹은 0인 사람뿐이다. 그중 하나의 기준은 약속을 대하는 태도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사람과의 약속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경시하는 사람이 참 많다. 미국법이 주거 침입과 위협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것처럼,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르면서 자신의 행동은 잊고 상대방만 비난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치른 이유와 일본에서 그들을 살인자로 치부하는 이유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누가 먼저 약속을 어겼는지, 그 시작점을 잊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이라는 이름의 기회주의

최근 다양한 네트워킹을 하며 실망스러운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 힘의 역학 구조를 잘 알고, 그 중심에 결국 소비자가 있다는 것까지 아는 내게 다양한 형태의 꼼수를 쓰는 사람들이 보인다. 네트워킹을 영업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런 경우 나는 보통 ‘심해로 들어간다’. 연락을 모두 끊고 1년을 그냥 보낸다. 내가 하는 일은 기술자 외에는 네트워킹이 굳이 필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업무 지시는 메일로 전환해서 날짜별 증적을 남기고, 내가 하는 일은 제품으로 모두 보이기 때문에 내부 구현 기술을 굳이 공유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70% 이상을 공개하는데, 그마저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인공지능 사회가 되면서 이 현상은 더 심해졌다. 기초는 모르면서 속도만 빠른 것이 문제다. 더욱이 많이 아는 사람에게 인공지능은 정말 빠른 속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AI 업계의 현실

이럴 때면 인성이 좋은 사람만 찾게 된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안타까운 점은, 카카오마저 포기한 AI 자리가 워낙 극소수라는 것이다. OpenAI, Anthropic, Google, Meta 등을 제외하고는 스타트업 Perplexity처럼 직접 대기업과 경쟁할 제품을 만들어 승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온갖 기회를 노리는 기회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투자와 정부의 엉뚱한 정책(GPU를 지원하라고 했더니 건물을 짓는 식의) 속에서, 지난 수년간 ‘인공지능 한다’고 하면 사기꾼으로 먼저 분류되고 시작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챗봇이라고 부르자

그래서 나는 다시 인공지능을 ‘챗봇’이라고 말하려고 한다.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하고, 인공지능이라고 뭉뚱그려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다.

예를 들어 K-AI 런처를 만든다면,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챗봇, 이미지 제작 사이트, 음악 제작 사이트 링크 제공과 NVIDIA 모델을 로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행 기능, 로컬 챗봇 등을 통합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 확장 vs 축소의 갈림길

니즈가 있을 때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강의하고,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남는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것. 사업을 축소하는 이유는 대부분 앞서 말한 ‘0’인 인간들 때문이다.

대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주장에는 이유나 논거도 없다. 이럴 때면 늘 정주영 회장이 생각난다. “해보기나 했어?”라는 그의 말처럼, 허무맹랑해 보이던 꿈을 결국 현실로 만든 사람의 힘이다.

꿈을 죽이는 사람들

이미 잘못 정해진 사회 구조에 저항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꿈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살인자보다 더 많은 피해를 준다. 살인자는 몇 명밖에 죽이지 못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수천, 수만의 꿈을 죽인다.

‘안 된다’고 하려면 현실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대안이다. 이유가 있는 비판은 꿈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IT 분야의 진짜 실력

IT 분야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넌 무엇을 담당하고 어떤 일을 하는데? 어떤 것을 참고했고, 또 어떤 제품을 만들었는데?” 이런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실력자다.

물론 제품을 만들지 않아도 탁월한 이론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내 인생에서 3명 정도는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지식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문과 출신인데도 인공지능 지식을 무서울 정도로 흡수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제품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순식간에 응용이 가능한 사람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트러블슈팅, 버그 수정이 가능하고 시간을 넘어선 열정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간다.

다음 세대를 위한 질문

“굳이 우리만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을까?”

사업 축소는 대부분 이런 생각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이런 생각을 넘어서야 정주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람이 한 번 태어나서 정주영처럼 많은 사람이 함께 먹고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가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삶이다. IT를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래, 너 잘났고 많이 안다는 것은 알겠는데, 다음 세대에게 뭘 남겨줄 건데?”

아마 미래에는 이 질문에 답이 있는 사람만 IT 필드에 남아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한다. 의미 없는 IT 카르텔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윤리적 판단을 하지만, IT 업계의 부정적 관행들은 데이터로 남지 않아 학습되지 않는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그런 행위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진짜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음 세대에게 진정한 유산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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