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데브와 솔브드의 서비스 종료를 바라보며
아마 미노님도 이 글을 보고 계실 텐데, 그 간 카톡으로 이래저래 상품도 주시고 혼자서 거대 사이트를 꾸려가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음을 남겨둔다.
사라져가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아쉬움
아이폰 데브에서 오래도록 활동하며 주변에서 만나기는 힘든 사람이 아이폰 네이티브 개발자다. 다 함께 아이폰 개발자의 꿈을 꾸고 또 그렇게 활동했다. 랭킹 5위 안에는 꾸준히 들었던 것 같은데, 해당 서비스는 문을 닫았다.
아이폰데브 서비스 종료 안내 – 미노웍스
스위프톡 (구, 아이폰데브) 서비스 종료 안내
minoworks.net
인공지능이 너무 대답을 잘해서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인공지능의 답을 달기 시작했고, 얼마 안 가서 문을 닫는다고 하셨다. 그냥 우리 모두가 아는 그런 이유다. 스택오버플로우도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듯이 말이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커뮤니티가 사라진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개발자들이 모여 지식을 나누고, 서로의 성장을 도왔던 공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현실은 우리가 직면한 기술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다. 질문과 답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깊은 통찰이 AI의 즉각적인 응답으로 대체되면서, 커뮤니티의 본질적 가치가 희석되고 있다.
또 하나의 종료 소식, 솔브드의 폐업
3.18일, 이제 2주도 안 남았다. 아마 아는 사람도 거의 없겠지만, 솔브드가 폐업한다.
solved.ac Help
Help documentation for solved.ac
help.solved.ac
개인의 힘으로 나름의 코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돈이 엮이면 혼자서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법인 운영하면서 결제, 배송은 2개의 업체와 연결할 수밖에 없었고 필연적으로 계약, 운영, 법적 문제에 대해 대응할 사람이 필요했었다. 그것을 개인을 한다고 해서 사실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결국 그것이 한계였다.
솔브드의 폐업은 열정과 전문성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개인 개발자가 만든 알고리즘 문제 풀이 플랫폼이 생태계를 형성하고 코인 시스템까지 구축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성취였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법적, 행정적, 재정적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아이디어의 실현과 지속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다.
개인 사이트 운영의 현실적 한계
사이트는 없애지만 결국 개인 사이트는 남는. 늘 반복되던 이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서버비용’이다. 그래서 난 에지 디바이스 분야, 비트토렌트가 개인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미래 먹거리라고 보는 것이다.
서버 비용의 문제는 단순한 재정적 부담을 넘어 디지털 창작과 혁신의 민주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이 초기 진입 장벽을 낮췄지만, 역설적으로 사용자와 데이터가 증가할수록 지속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중앙화된 서버 기반 인프라의 한계를 보여주며, 분산형 아키텍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에지 컴퓨팅과 P2P 기술은 이러한 맥락에서 대안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개인의 기기가 네트워크의 일부로 기능하면서 중앙 서버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모델은 개인 개발자와 소규모 프로젝트에게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산업 생태계의 변화와 경각심
아무튼, 예전과 또 곧 일어날 2건의 폐업 사태(개발자가 아닌 분들은 무슨 미니어처 세상이 부서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를 보며, 앞으로의 행보에 경각심을 가져본다. 물론, 이 2 케이스만 있는 게 아니라 서버 비용 때문에 무너지고 있는 stabilityAI나 기타 인공지능 회사의 서버 비용 고민을 봐도 미래는 결국 최적화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 개발자의 프로젝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붐을 타고 급성장했던 스타트업들조차 컴퓨팅 자원의 비용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StabilityAI의 사례는 심지어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기업조차 계산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앞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술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이며, 우리가 발전 속도만큼 효율성 개선에도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최적화의 중요성과 미래의 방향
결국 IT의 최대 난제는 최적화로 귀결되며, 단순한 모듈 및 현존하는 책을 넘어,
Optimization Algorithms
Solve design, planning, and control problems using modern AI techniques.
www.manning.com
시스템 전체를 알아야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최적화는 단순한 기술적 과제를 넘어 모든 시스템 설계의 핵심 철학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기능 추가나 확장성에 집중하면서 효율성을 간과하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해서는 이러한 균형을 재고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개발자가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인프라 설계, 그리고 사용자 경험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적화는 기능적 우수성만큼이나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지식 노동
그러면, 인공지능이 정말 내 분야를 박살 낸 걸까? 제프리힌튼 교수(일전에 소개드린 100번 이상 본 영상) 말씀대로 지식 노동이 끝나가는 것뿐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느 곳으로 갈지는 계속해서 함께 연구를 해야겠지만, 나 개인적으로 적어도 멋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폐쇄된다는 점은 참 아쉽다.
힌튼 교수의 통찰은 우리 시대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인공지능이 단순히 특정 직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생산과 공유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종말이라기보다는, 지식 노동의 형태와 가치가 재정의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이폰데브와 솔브드 같은 커뮤니티의 소멸은 단순한 비즈니스 실패가 아닌, 인간 중심의 지식 공유 모델이 AI 중심 모델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보다, 질문을 어떻게 형성하고 AI가 제공한 정보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더 집중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를 향한 나의 길
사실 시스템이 없어도 0 to 1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지금 내가 가는 길이다. 미래 예측은 창조하는 편이 가장 쉬워서 그렇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모든 것을 알고 또 인공지능의 힘이 있기에, 더 날카롭게 타게팅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AI 서비스 모음 | naver.how
http://211.57.200.57/wp/ai
히어로 월드 – 금빛 영웅들의 세계
http://211.57.200.57/wp/hero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개인 개발자로서의 의미 있는 길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창조적 도전에 있을 것이다.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구현이 아닌,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다.
인공지능이 많은 일상적 코딩과 문제 해결을 대체할수록, 인간 개발자의 역할은 더욱 근본적인 질문과 창의적 비전 설정으로 이동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도구를 만드는 사람에서, 도구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구현하는 창조자로 진화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개인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 한계는 또한 우리에게 창의성과 혁신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아이폰데브와 솔브드의 종말은 하나의 시대가 끝남을 알리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가 열림을 예고한다.
우리의 과제는 이 변화의 물결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흐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다.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되, 그 한계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와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앞으로의 여정에 더욱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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