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언어 데이터의 활용은 단순 번역이나 사전적 정의를 넘어, 지식 검색과 정보 탐색의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다국어 사전을 자동으로 확장하는 방식은 기존의 수작업 사전 편찬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흐름의 자동화다. 전통적으로 사전은 사람이 후보 단어를 선정하고 정의를 작성한 뒤 번역가가 이를 각 언어로 옮기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LLM(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하면 단어 후보 생성부터 검증, 번역, 예문 작성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프리픽스(prefix)를 기반으로 가능한 단어 후보를 제시하고, 각 단어가 실제 언어에서 사용 가능한지 여부를 모델이 자체적으로 검증하며, 동시에 다국어 정의와 예문을 생성한다.
여기에 Self-consistency 검증 기법이 더해진다. 동일한 단어를 여러 온도(temperature) 값으로 반복 검증하여 모델이 제안하는 정의와 예문이 일관성을 가지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일 응답에 의존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줄이고, 다수의 합의 결과만 채택함으로써 데이터 품질을 보장한다.
다음 단계는 벡터 임베딩과 의미 기반 검색이다. 단어 정의와 예문을 문장 임베딩으로 변환하여 FAISS 같은 벡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면, 단순히 철자 기반 검색을 넘어 의미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가 “책임감”이라는 개념을 입력했을 때 직접적인 번역어가 아니더라도 의미상 가까운 단어들이 함께 반환된다. 이는 사전이 단순 대응표 이상의 지식 검색 엔진으로 기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속성 관리와 아카이빙이다. 장시간의 배치 작업에서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중간 결과를 저장하고, 완료된 단계별 산출물을 별도의 파일로 아카이브하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쌓인 결과물은 최종적으로 JSON 기반의 표준 포맷으로 정리되며, LangChain 같은 검색·대화 프레임워크에 바로 통합할 수 있는 문서 구조도 함께 제공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구현을 넘어 언어 데이터 구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언어학적 지식, 번역 능력, 기술적 구현이 따로 흩어져 있던 과정을 하나의 자동화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한 것이다. 특히 여러 언어로 동시에 사전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확장성이 크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후보 단어를 LLM이 제시하는 방식은 코퍼스 기반 빈도 검증이 부족할 수 있고, 벡터 인덱스와 실제 엔트리 매핑을 보완해야 완전한 의미 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희귀 프리픽스에 대한 데이터 부족이나 JSON 파싱 불안정성 같은 세부적인 이슈도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제들은 운영 경험과 함께 점차 해결될 문제이며, 기본 구조가 마련된 이상 발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궁극적으로 이 시스템은 “사전”을 단순한 단어-번역 집합이 아니라, 언어와 지식의 네트워크를 자동 생성하고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는 연구자, 번역가, 교육자뿐만 아니라 다국어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든 산업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