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p

  • 앙상블 검색과 지식 탐색의 새로운 흐름

    정보 검색은 더 이상 단일한 접근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텍스트 기반의 전통적인 검색 기법과 의미 기반의 임베딩 검색이 각자의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둘 중 하나만으로는 복잡한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을 제공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방식을 결합해 보완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앙상블 검색(Ensemble Retrieval)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검색 기법인 BM25는 문서 내에서 특정 단어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그리고 문서 전체 길이에 따라 그 중요도를 계산한다. 덕분에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가장 밀접한 문서를 빠르게 찾아내는 데 강점을 보인다. 그러나 문맥적 의미나 표현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 투자 규모”라는 질문과 “GDP 중 연구개발 비중”이라는 문장은 사실상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음에도, 단순 키워드 매칭에서는 서로 다른 결과를 반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임베딩 기반의 FAISS 벡터 검색은 문장을 수치화된 벡터로 변환한 뒤, 의미적으로 유사한 문장을 찾아낸다. 이는 질문의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본질적인 의미를 잡아낼 수 있어, 사용자가 의도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제공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이 방식은 연산 비용이 높고, 특정 상황에서는 불필요하게 과도한 결과를 반환할 수도 있다.

    이 지점에서 앙상블 접근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BM25와 FAISS 각각의 장점을 적절히 조합하면, 키워드와 의미 양쪽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잡힌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가중치를 조정하여 어떤 검색 방식을 더 강조할지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크다. 예를 들어 법률 문서나 논문처럼 특정 키워드의 존재가 중요할 때는 BM25의 비중을 높이고, 질의가 다의적이거나 자연어 질문에 가까운 경우에는 FAISS의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실제 적용 사례를 상상해보자. 한 연구자가 “2022년 한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 예산 규모”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하자. BM25는 “GDP”와 “연구개발 예산”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문서를 빠르게 반환할 것이다. 동시에 FAISS는 “GDP 대비 R&D 비중”이라는 다른 표현을 가진 문서를 찾아내 의미적 맥락을 보완한다. 두 결과를 앙상블 방식으로 결합하면, 질문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더 정확한 답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실제 서비스 전반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식 검색 엔진, 고객지원 챗봇, 학술 연구 보조 시스템, 심지어 의료 데이터 분석까지도 앙상블 검색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신뢰성 있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의 정보 검색은 단일 알고리즘의 우월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알고리즘을 얼마나 지능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궁극적으로 앙상블 검색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질문과 지식의 복잡성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검색의 미래가 키워드 중심에서 의미 중심으로, 나아가 두 세계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