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다 보면, 네트워크 계층에서의 문제와 API 응답 처리 과정에서의 예외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최근 빈번히 관찰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NSURLErrorDomain Code=-1003와 같은 네트워크 연결 실패, 그리고 JSON 디코딩 오류, 더 나아가 RPC 서비스의 요청 제한(429 Too Many Requests)과 같은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계층별로 다른 원인에서 기인한다.
1. 네트워크 레벨 문제
Code=-1003 "A server with the specified hostname could not be found."라는 메시지는 가장 기초적인 DNS 해석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즉, 요청을 보낸 호스트명이 DNS 서버를 통해 IP 주소로 변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경우는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 API 엔드포인트의 도메인 이름이 잘못되었거나, 서비스 제공자가 해당 도메인을 폐기한 경우
- 지역적 제한이나 네트워크 사업자의 차단 정책에 의해 특정 도메인이 응답하지 않는 경우
- 로컬 네트워크 환경(DNS 서버 설정, VPN, 방화벽 정책 등)에서의 차단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적으로 요청하는 엔드포인트 주소를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대체 도메인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차원에서는 페일오버(failover) 로직을 구축하여, 특정 엔드포인트가 실패하면 즉시 다른 엔드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정성을 크게 높여준다.
2. 응답 파싱 과정에서의 오류
블록체인 RPC 호출은 보통 JSON-RPC 형식으로 응답한다. 여기에는 jsonrpc, id, result 같은 필드가 포함된다. 하지만 실제 운영 환경에서 개발자가 기대한 형식과 다른 응답이 돌아올 때가 많다. 예컨대 API 호출이 실패하면 JSON 대신 HTML 에러 페이지가 반환되거나, 혹은 id 필드가 누락된 응답이 도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파서가 id 키를 찾지 못해 keyNotFound 오류를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파싱 로직에서는 유연한 디코딩 전략이 필수적이다. 즉, id 필드를 선택적으로 처리하거나, JSON-RPC 외에도 특정 API 제공자가 사용하는 커스텀 응답 구조를 별도로 지원해야 한다. 실패 시 단순히 빈 배열이나 빈 객체로 처리하기보다는, 응답이 정상적인 JSON-RPC 구조가 아니었음을 명확히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서비스 레이트 리밋(Rate Limit) 문제
이더리움 노드 서비스 제공자(예: Infura, Alchemy 등)는 일정 시간 안에 허용되는 요청 수를 제한한다. 이 한도를 초과하면 429 Too Many Requests 상태 코드가 반환되며, 요청은 거부된다. 특히 여러 개의 토큰 정보를 동시에 가져오거나, 짧은 주기로 balanceOf, decimals, symbol과 같은 함수를 반복 호출하는 경우 이런 제한에 자주 부딪히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지수 백오프(exponential backoff): 첫 번째 실패 후 1초, 두 번째는 2초, 세 번째는 4초 등 대기 시간을 늘리며 재시도
- 요청 합치기(multicall): 여러 개의 스마트 컨트랙트 호출을 하나의 트랜잭션으로 묶어 처리
- 결과 캐싱: 같은 토큰의 메타데이터(예: 소수점 자릿수, 심볼)는 자주 변하지 않으므로 로컬 캐시에 저장해 재사용
- 프로바이더 분산: Infura, Alchemy, Ankr, Cloudflare 등 여러 서비스 제공자를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호출
4. 네트워크 계층의 잡음과 타임아웃
로그에는 quic_conn_process_inbound unable to parse packet, nw_read_request_report Receive failed with error "Operation timed out" 같은 메시지도 보인다. 이는 전송 계층에서 패킷이 손상되거나 응답이 일정 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이 문제는 대부분 일시적인 네트워크 품질 저하로 인해 발생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불안정성을 감안해, 네트워크 타임아웃 시간을 조정하거나, 실패 시 재시도를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5. 종합적인 안정화 전략
이더리움 API 호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 가지 예외 처리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계층별로 원인을 구분하고, 각기 다른 수준에서 방어 로직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 DNS/네트워크 계층: 엔드포인트 다중화, DNS 프리체크, 페일오버
- 응답 파싱 계층: JSON-RPC와 커스텀 API 응답을 동시에 지원하는 유연한 파서
- 서비스 제한 계층: 지수 백오프, multicall, 캐시, 프로바이더 분산
- 전송 계층: 타임아웃 조정, 네트워크 상태 모니터링, 재시도 로직
이러한 다층적 접근을 적용하면, 토큰 정보 조회나 트랜잭션 기록 불러오기 같은 기능이 네트워크 환경에 관계없이 훨씬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된다.
맺음말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은 네트워크와 API 신뢰성에 매우 민감하다.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차원을 넘어서,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패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방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체인에서는 API 호출 안정성이 곧 사용자 경험의 품질로 직결된다. 따라서 개발자는 반드시 네트워크, 파싱, 서비스 정책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