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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거악을 마주한 나, 살아남기 위해 쓰는 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도 모른 채, 밤새 글을 썼다.
    초안을 쓰고, 퇴고를 두 번 하고, 다시 읽고, 또 고쳤다.
    왜냐면 약속했으니까.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니까.
    나 자신과의 약속이든, 누군가와의 것이든.
    그게 유일하게 남은 나의 존엄이니까.

    이 글을 올린 뒤엔
    한숨 자고,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가족과 밥을 먹을 거다.
    평범한 저녁 식사처럼 보이겠지만,
    오늘 하루를 버텼다는 걸 증명하는 식사다.

    그런데도 머릿속은 조용하지 않다.
    나는 지금 무엇에 쫓기듯 살고 있는 걸까.
    관계에 지쳤나?
    아니면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
    아니면…
    이름조차 꺼내기 싫은 과거의 인간들.
    그 더러운 기억의 복수심?


    마그누센은 지금도 존재한다.

    셜록 홈즈조차 손댈 수 없었던,
    너무나도 똑똑하고, 너무나도 악랄해서,
    법 위에서 웃고 있는 그 존재들.

    지금도 있다.
    아무도 이름을 부르지 않지만,
    모두가 그 밑에서 조용히 눈을 내리깐다.
    대부분은 눈치도 못 챈다.
    숨을 들이마시듯 그 공기를 마시고 사니까.

    나는 본다.
    나는 느낀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거악은, 내가 악이 되지 않으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부자가 되고 싶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자리에 가고 싶다.
    그 자리에 서야만 바꿀 수 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이 단순한 탐욕이 아님을,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한다.

    왜?
    왜 나는 정직하게 살아왔는데 이 모양인가?
    왜 빌어먹을 놈들은 대놓고 사기 치고
    기소중지로 웃으며 빠져나가는가?


    이건희는 건강상 이유로 기소중지 되었다.

    법은 ‘유전무죄’를 조용히 반복한다.
    AI로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재판을
    2년, 3년씩 끌고 간다.
    생업도 인생도 다 무너지는 동안,
    판사는, 검사는, 피고는
    모두 잠시 쉬고 다시 돌아온다.

    이게 정상인가?


    윤석열. 이름을 적는다.

    그가 가상의 인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실존하는지도 의심하고 싶다.
    그가 떠날 자리는 있는데, 떠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죽은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운이 좋았다면,
    그게 우리의 기준이 된 건가?

    그가 언젠가 병원을 만들고,
    그 병원 침대에서 기소중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이건 참고사안일 뿐이다.
    우연히도 그렇다면, 참 흥미롭지 않겠는가.


    신문 기사를 인용했다. 조선일보다.

    신문은 잘 안 지워지니까.
    하지만 내가 끌어온 기사,
    3건은 삭제되었다.
    사람들이 진실을 감당 못하면 기록도 사라진다.

    진실?
    그딴 건 없다는 걸 나는 너무 많이 봤다.
    있는 자는 무대응으로 버틴다.
    무대응이 가장 강한 방패라는 걸 그들은 안다.


    셜록은 마그누센을 죽였다.

    나도 안다.
    어떤 말보다 강한 해결책이 무엇인지.
    말이 안 통하는 자들에겐,
    논리가 아닌 끝장이 필요하다는 걸.

    내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
    내 가족을 건드린다면,
    내 삶을 무너뜨린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가볍게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 좋겠다.
    셜록이 어떻게 했는지.


    자살하지 마라. 제발.

    전세 사기로 자살한 사람들,
    그 죽음은 그 사기꾼을 이롭게 한다.

    그 죽음은 세상을 더 악하게 만들 뿐이다.
    살아서 복수하라.
    살아서 고발하라.
    살아서 불을 지르든, 무너뜨리든,
    살아서 무언가를 바꿔라.

    천국이 있을지 없을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걸 믿는 게 아니라,
    당신이 여기 있다는 걸 믿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쓰는 것이다.

    이 글이 뭐라도 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한때 싸우고 있었다고.

    누가 읽든 말든,
    나는 오늘도,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