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의 수출지원 과제를 접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장벽은 **“직접 수출 실적 없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물류나 무역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서비스 수출 구조가 정착되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실질적인 수출성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회를 열 수 있다.
수입 실적을 가진 기업은 이미 ‘국제 거래 네트워크’를 가진 셈이다
직접적인 수출 경험은 없더라도, 지속적인 콘텐츠·기술·하드웨어 수입 실적이 있다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를 의미한다.
- 검증된 국제 거래 루트와 커뮤니케이션 이력이 있다는 것
- 해외 파트너사와의 신뢰 기반을 바탕으로 ‘역방향 수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기존 거래처를 바이어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수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수입했던 방식 그대로, 이제는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플랫폼 기반 콘텐츠 유통은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과거 수출은 ‘수입신고필증’과 ‘통관서류’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Steam, Epic Games, Google Play, App Store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에 제품을 노출시키는 수출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Steam의 예를 들어보면, 콘텐츠를 등록하고 판매하기만 해도 북미·유럽·아시아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실제 구매가 이루어질 경우 각 국가에 대한 매출/수출 실적 증빙이 가능하다. 플랫폼은 매출 데이터를 API 형태로 제공하고, 실제 외화 수취 내역은 수출 증빙 문서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통합해 ‘재수출형 콘텐츠’로 만드는 전략
국내에서 유통되던 XR 콘텐츠, 인터랙션 영상, 실감형 미디어 등을 하나의 앱이나 런처로 통합하여 재설계하는 경우, **”개발된 기술을 다시 수출 가능한 상품”**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 이때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되, 개발 리소스를 최소화하는 통합 전략
- 디지털 콘텐츠의 ‘패키징’ 및 ‘라이선스화’를 통한 수익 구조 설계
- 출시 후 즉시 수출 실적 창출 가능한 구조 설계
이를 통해, 기술개발 과제를 단순한 ‘신규 개발’이 아닌 제품-콘텐츠-비즈니스의 글로벌 재구성 과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수출 실적 없다고 포기할 이유가 없다
정부 과제에서 요구하는 수출성과(예: 수출액 비중 25%, 수출국 2개 이상)는 이제 전통적인 무역이 아닌 디지털 기반 콘텐츠 유통 구조에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중요한 건 다음 세 가지다.
- 기존의 거래 기반을 어떻게 수출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
- 출시 플랫폼이 자동적으로 수출 경로가 되는 구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개발한 콘텐츠의 형식을 수출 가능한 형태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수출은 더 이상 통관 절차와 해외 전시회만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연결된 플랫폼,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파트너, 그리고 판매될 만한 콘텐츠가 있다면, 수출 성과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