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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씩 공개하는 일기

    IT세상은 참 역동적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사기, 스팸 문자 전화를 하루에 최소 3건 이상 씩 받다 보니 이제 하루 20건이 넘어간 적도 있으나 꾸준히 신고한 덕에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 불론, 스팸전화는 여전히 스팸 전화번호부 서비스를 통해서 안 받긴 한다. 이메일이던, SNS던, 전화번호던 본인들이 정의라고 생각하고 내부고발이나 공익 제보한 사람을 오해했다가 악플도 십만 건이 넘고 fake 계정 만들어 내 얼굴에 낙서하고, 가족 들먹이고, 내 개인정보를 다른 곳에 넘기고… 그냥 뻔한 스토리다. 그러고는 다 없어지고 사라졌는데 난 이 경험이 보안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ETRI 본원에서 회의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있는 보안 회사 대표님께 메일을 쓰고 집에 왔었는데, 관리하던 서버에서 네트워크 공격이 기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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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보안 전문가 그룹이던 아니던 기본적인 보안은 1년에 조 단위의 매출에 육박하는 설루션에 의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또, 깨알 같은 카스퍼스키 광고다.

     다른 회사 대표님께서 안드로이드 계정 점검 요청이 와서 점검하고, 오래간만에 내 것을 보자 하고 들어갔더니, 그 새 프로필이 삭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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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 10개 모두 github에 오픈소스로 공개했었고, 삼성전자에서 안드로이드 만들면서 오픈했었던 기술이라 원천 기술 격 앱이고, 무료 앱만 있었는데 삭제해 버린 것이다. 특히, SEAndroid TestAPP은 내가 SEAdnroid 메인 엔지니어일 때 삼성 개발자들에게 가르쳐 주고 소스 배포했던 것이고 갤러리는 삼성 갤러리가 느릴 때 캐시 적용해서 오픈했었던 소스다. 믓튼, 오래되었으니 받아 들 일수는 있으나 아날로그에서 오는 감성을 지키는 회사는 대기업에서는 앞으로도 없겠구나 했다. 메타도 요즘 AI 한다고 저장 용량 줄이려고 노력하는 판국에. 결국 하나의 신념이 대기업이라 좀 크게 투영된 것뿐이고, 개인의 욕심과 사회의 발전 방향이 혼동되어 중요한 역사의 기록마저 지워버리기에 현실보다

    구린

    느낌을 받았다. IT 세상이 역겹기도 하다.

    이로써 나에겐 대기업에 대한 시각도 다시 여느 기업을 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졌다. 가만있다 또 통신판매신고 여부도 궁금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회사 조회가 되는지 둘러보았다. 생각의 흐름이기도 하지만, 이런 곳에서 조회된다는 정보 공유로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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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잘 되었다.

    이제 구글도 던스가 필요해졌구나 해서 안드로이드 마켓만을 위한 회사의 던스 넘버도 신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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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북도 용량 줄인다고 하니 이제 페북에서 개인 기록을 모두 지우고 naver.how로 옮기자고 생각하고 들어가니, 12년 된 사진이 있었다.

    그래… 10년 이상 무료로 내 사진을 보관해 줬으면 고마운 것은 맞다. 다만, 

    우리는 신뢰할 수 없습니다.

    라는 것을 미리 알려줬으면 국내 IT 최고 전문가에 속하는 내가 LG 유플러스에 사진을 저장하거나 네이버 키즈 폰에 아이와의 메시지를 백업 없이 놔두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대기업의 이름은 다음 제품을 잘 팔아먹기 위한 수단이다.

    틱톡에 또 몇 개의 스팸이 왔는데, 계속 똑같은 메시지의 시작이었다. 그것으로 이 글의 제목을 정했다. 갑자기 온라인 세상이 싫어졌다. 그래서 최근 하늘나라로 간 김새론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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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찾아보면 잘못한 점도 있지만, 그녀는 죽기엔 너무도 어렸기에 열심히 쓴 마지막 사과문이 유서가 되어 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아마 다들 비슷한 느낌을 느끼시지 않을까 한다.

    다시 힘을 내어 개발자 계정 살려서 오픈소스 다시 공유하자고 힘을 내어 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개인 계정도 무조건 사업자 등록을 넣어야 한다. 이건 내가 가진 법이 이나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모두 맞지 않는 형태라… 그냥 굳이 안 해도 될 일은 이제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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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자바 실컷 쓰다가 제 값 치른 오라클에 제소당하니 오라클 JDK가 아닌 open JDK로 가고, 우분투 기반으로 구분투 만들어서 쓰는데 딱히 리눅스에 고맙다는 제스처는 없이. 본인들 갈길 하는 구글이. 그나마 인터넷 세상을 통일하고 나에게는 사실 더없는 파트너니 이 정도에서 만족하라는 식의 행보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최선이 아니면 내가 직접 하던지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유로. 다만, 아쉽지만 이제는 공개의 대명사가 FSF나 구글이 아니라 ‘일론머스크’라는 사람이 된 점이 좀 씁쓸하기도 하다.

    다른 건 아니라 정말 재밌기 때문이다. 어릴 적 발가벗고 생각 없이 다 같이 즐겁게 뛰어놀던 딱 그런 맛이 나는 게 오픈소스고 공개인데 말이다.

    하긴 이제 보안도. 대학교 보안 학과 입학하는 순간 개인 프로필도 가리는 세상이 왔고 나도 보안 과제 보며 이래저래 활동하며 있는데, 뭐 굳이 지금에나 와서 오픈된 보안이니 뭐니 할까. 오픈해서 품질 안 높이더라도 어차피 내 필드는 내가 지킬 수 있는데.

    노무현이 생각난다. 어려움을 딛고 성공하는 것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러나 성공하고 나서 서민들 다 외면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던 이 시대의 정치인이기도 하고, 큰 스승이기도 했던. 뭐, 동네마다 노무현 한 명씩 있는 것도 아니고 시 위에 도, 혹은 대한민국 전체로 넘어가도 노무현이나 유시민 같은 사람이 수두룩 한 건 아니니. 책 속에 현자들과 대화하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지.

    그런데 이렇게 잡생각이 많아서야 내일까지 목차 마무리가 되겠나 싶지만. 잠을 줄여서 제품을 만들고, 직접 만들며 기술의 실제 가능성과 한계가 명확히 보이니. 또 이런 상황에서도 남아 있을 직업을 점칠 수 있는 IT 인력으로 살아와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라도 기여할 수 있어서.

    아니다. 이런 사람 싫어한다고 했으니 그냥 돈 번다고 하자. 스스로도 그만하면 충분했다. 내가 법정스님 같은 위인도 아니니 말이다. 말씀 잘하시는 유시민도 아니니, 소시민이라 하련다. 읽고, 쓰고, 가족과 시간 보내고 내 일을 하고 소확행을 즐기며 또 그렇게 나아간다.

    끝으로 공개용 일기다보니, 당부하면 카스퍼스키는 돈이 들긴 하지만 꼭 쓰셨으면 한다. 운영체제에서 카스퍼스키 제품까지 내재화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보안 솔루션 치고는 유명한 SAMSUNG KNOX의 메인 개발자로써 당부드린다.